우리는 흔히 미루는 습관을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지금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마라"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들어왔고, 미루는 사람은 게으르거나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모든 미루기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적절한 미루기가 창의성을 높이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미루기'라는 행동이 우리의 사고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미루기가 꼭 나쁜 습관이 아닐 수도 있다는 흥미로운 시각을 살펴보겠습니다.
1. 미루는 행동의 원리
미루는 행동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뇌의 정보 처리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룰 때, 무의식적으로 해당 작업을 계속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를 ‘인지적 부화(cognitive incubation)’라고 합니다. 첫째, 잠재적 사고 활성화입니다. 어떤 문제를 바로 해결하려 하면 익숙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쉽지만, 문제를 잠시 미루고 나면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결합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단순한 해결책이 아닌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 심리적 압박 감소입니다. 당장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줄어들면서 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는 창의성이 억제되는 경향이 있으며,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 더 나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정보 수집과 학습 기회 증가입니다. 어떤 일을 미루는 동안 우리는 다양한 자료를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논문을 작성하기 전에 다양한 책을 읽고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 더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2. 의도적 미루기 vs 비효율적 미루기 차이
모든 미루기가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창의성을 높이는 미루기와 단순한 시간 낭비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첫째, 의도적 미루기입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는 시간을 갖습니다. 둘째, 비효율적 미루기입니다. 단순히 귀찮거나 집중력이 부족해서 미루는 경우, 오히려 마감 기한이 다가왔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즉, 무작정 미루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미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적절한 균형 유지입니다. 미루는 것이 도움이 되려면, 마감 직전에 몰아치는 방식이 아니라 적절한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프로젝트의 경우 미루는 동안 다른 자료를 조사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3.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미루기를 단순한 나쁜 습관이 아니라 창의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의식적인 미루기를 연습하세요. 중요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일부러 잠시 미루고, 아이디어를 무의식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회의 전에 관련된 문제를 미리 접하고 며칠간 숙성시키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미루는 동안 생산적인 활동을 하세요.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이 새로운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일할 때보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더 잘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데드라인을 미리 설정하세요. 완전히 미루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까지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후 실행에 옮기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논문을 작성할 때 처음 몇 주 동안은 자료 조사와 개요 작성에 집중하고, 이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넷째, 미루는 시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관점을 접하세요.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다른 분야의 자료를 탐색하는 것이 창의적 사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정보가 연결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과정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결론
미루기는 게으르기 떄문만은 절대 아닙니다.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작정 미루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미루는 것입니다. 다음번에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다면, 당장 시작하기보다 잠시 미루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루기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미루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미루었던 경험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후회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미루어본 적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당신이 했던 미루기는 어떤 미루기였나요?